원두커피가 뭐길래
한국인의 1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약 405 잔입니다. 이를 하루로 환산해 보면 약 1.1 잔의 커피를 소비하는 셈입니다. 전 세계의 평균 연간 소비량이 약 152 잔이니 한국인들의 커피 사랑은 더 설명할 필요조차 없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커피 사랑의 영향은 퇴직 후 창업 업종 1위인 치킨 집 창업을 넘보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한국인들의 커피 사랑에 찬물을 끼얹는 소식이 연일 들려오고 있습니다. 다름 아닌 커피 원두의 가격이 급속도로 상승한다는 소식입니다. 갈수록 손님은 줄어들어서 영업하기 어려워진 카페 자영업자들에게는 엎친데 덮 친 격이 되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고물가에 대하여 원두값 인상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은 피할 수 없는 조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 업체 사장님은 '이대론 더 이상 못 버틴다'며 하소연을 하다 보니 지금의 현실이 막막하기만 상황입니다. 이처럼 커피 원두가 고공 행진을 하게 된 근본 원인은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가장 많은 소비를 보이는 원두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아라비카 원두와 로부스타 원두로 아라비카는 전 세계 소비량의 약 61%를 차지하고 있고, 로부스타 원두는 약 39%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먼저는 아라비카 원두와 로부스타 원두의 특징들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아라비카(Arabica) 원두
기본 특징은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60~70%를 차지하며, 주로 고산지대의 기온이 서늘하고, 강수량이 적당한 곳에서 재배가 됩니다. 주요 생산국은 브라질, 콜롬비아, 에티오피아, 케냐, 인도, 멕시코 등입니다. 모양은 크기가 작고, 평평하며 타원형으로 생겼으며, 두 줄의 선이 원두의 양쪽에 나누어져 있습니다. 맛은 일반적으로 부드럽고, 다양한 맛을 자랑합니다. 신맛인 산미가 뚜렷하고, 향은 과일 향이나 초콜릿 향, 그리고 꽃 향과 같이 향긋하며, 상쾌한 향을 풍기고, 주로 고급 커피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풍미를 가진 아라비카 원두의 카페인 함량은 약 1.2%로, 로부스타 원두 약 2.2%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낮은 것이 특징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더 부드럽고, 덜 자극적인 맛을 제공합니다. 아라비카 원두의 경우 재배의 난이도가 기후와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에 기온이 낮은 고산지대에서 재배합니다. 로부스타 원두보다 기후 변화와 질병에 더 민감하여 재배하기가 어렵습니다. 보통 해발 600m 이상의 고도에서 잘 자라며, 차가운 기후를 선호합니다. 이처럼 재배가 까다로운 까닭에 생산량이 적은 대신 품질이 좋고, 가격이 비싸 고급 커피에 사용합니다.
로부스타(Robusta) 원두
로부스타 원두의 특징은 전 세계 커피 생산량의 약 30%~4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주로 아프리카, 아시아(베트남), 인도네시아, 남미 일부 지역에서 재배가 되고 있습니다. 모양은 아라비카보다 크기가 더 크고, 모양이 둥글며, 선이 덜 뚜렷합니다. 향은 강한 쓴맛과 단조롭지만 거친 맛이 아라비카 원두와의 차이점입니다. 견과류 냄새, 흙냄새 혹은 나무향이 나는 경우가 많으며, 아라비카 원두에 비해 산미는 적고, 고소하며, 진한 맛이 강조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카페인 함량은 아라비카 원두(1.2%) 보다 높은 약 2.2%를 가지고 있습니다. 강하고 자극적인 맛과 카페인 섭취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선호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로부스타 원두는 아라비카 원두에 비해 더운 기후와 낮은 고도에서 잘 자라며, 습한 기후에 잘 자리기에 해발 600m 이하인 저지대에서 주로 재배를 하고 있습니다. 아라비카 원두보다 내성이 강하고, 기후변화나 질병에 더 잘 견딥니다. 또한, 해충에 대한 저항력이 강해 재배가 용이합니다. 따라서 아라비카 원두에 비해 상대적으로 생산 비용뿐 아니라 가격이 낮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가격이 저렴하여 인스턴트커피의 원료로 많이 사용합니다.
결국 자영업자들
두 커피의 주요 특징만 보아도 충분히 다른 품질과 맛 그리고 향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기후와 재배 지역상의 특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이 두 품종 모두 가격이 인상된 원인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전 세계적인 이상 기후와 가뭄 등으로 인하여 생산량이 20~30% 가량 급감하였기 때문에 원두 가격 인상을 부추긴 것으로 보입니다. 브라질은 세계 최대 커피 원두 생산국으로, 특히 아라비카 원두의 주요 생산지 입니다. 최근 몇년간 기후 변화로 인한 커피 생산에 차질이 생기에 되었는데, 2021년과 2022년 사이 발생한 심각한 가뭄과 서리가 커피 농가에 큰 피해를 입혔습니다. 이런 극단적인 날씨는 커피 열매가 자라지 않게 되고, 성장이 늦어지는 등 생산성에 영향을 주게 되었습니다. 베트남 또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를 입게 되었는데, 2020년과 2021년에 발생한 강한 태풍과 홍수, 그리고 폭염과 불규칙한 강수량의 영향이 농가에 큰 피해를 주게 되었고, 이는 곧바로 커피 열매 생산량이 급격하게 감소하는 영향을 주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더해지면서 원두를 생산하여 수출하는 국가들의 가격이 상승하게 된 것도 한몫을 한 게 되었습니다. 현재 원두가격은 이미 선 반영된 가격이 적용되어 있으나, 앞으로의 제품 가격에는 상승된 원두 가격이 반영될 것으로 예측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영세 사업장을 운영하는 사업주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들은 가격조정과 원재료비 절감과의 괴리 사이에서 시간을 두고 지켜보고 있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이런 상황들이 결국 커피 판매 업체 경영난의 악화를 불러일으켰고, 폐업으로 몰리고 있는 업장들이 많아지게 된 이유입니다.예를 들어, 보통 한 잔의 아메리카노에 샷 추가 금액이 일반적으로 500원 선이었다면, 이제는 800원~900원까지로 올라 이익이 없게 된 것입니다. 시장 경쟁사회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은 어차피 겪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 고급 원두의 사용으로 고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업체들은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 되었습니다. 내수 부진에 따른 체감 경기의 급격한 악화는 자영업자들의 어깨에 짐만 더 얹어주는 꼴이 되었습니다. 또한 너도나도 오픈한 중저가 카페로 인해 과다 출혈 경쟁과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눈치만 보던 저가 프랜차이즈 업체들 또한 가격 인상으로 인하여 늘어가는 폐업 점포들을 보며 안타까워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어려운 현실에 보이지 않을 만큼 답답한 순간에 확실하고 명확한 조정이 이루어 질 수 있는 빛과 같은 희소식들이 생기길 바라는 마음입니다.